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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관계에세이] 고양이가 털을 세우는 이유

페이지 정보

  • 작성자 :다소니심리상담센터
  • 작성일 :작성일19.10.04
  • 조회수 :1,397
  • 댓글0건

본문




나는 강아지를 무척 좋아했다. 어릴적에 말이다.

강아지를 좋아하는 이유는 단 한가지였다.

‘강아지는 나를 참 좋아하는구나..’ 하고 느꼈기 때문이다.

나를 바라보며, 꼬리를 흔들고, 자신을 쓰다듬어 달라고 하는 행동이

‘나를 좋아하고 있구나’ 라는 생각이 들었기 때문이다.

강아지가 나를 좋아해주는데 내가 강아지를 좋아하는데 무슨 이유가 더 있으랴..








반면에 고양이는 나에게 무관심한 동물이였다.

언제나 나를 보면 피하고, 내가 다가가면 “크앙” 하고 이빨을 드러내는 고양이

나는 고양이에게 언제나 거부당하는 존재였다.

때문에 과거에는 고양이보다 강아지에게 더 많은 애정이 있었다.

하지만 나이가 점점 들어가면서 강아지 보다 고양이에게 더 애정이 간다.








"사람을 해치지 않는데도 고양이는 왜 그렇게 사람들에게 화를 내는 걸까??"

"왜 그럴까? "

"왜 고양이가 나를 그렇게 거부하는 걸까? "








어느 날 문득 이런 궁금증이 생겼다.

생각 끝에 “고양이는 나를 무서워하고 있구나.” 라는 결론을 내렸다.

덩치도 크고 두발로 걸어 다니고 두 손을 쓰는 거대한 동물이 자신에게 다가오고 있다.

얼마나 무서울까.....

자신을 해칠 수도 있다는 두려움.

얼마나 무서우면 자신의 털까지 바싹 세우며 나에게 다가오지 말라고 이야기 하는 걸까.

이렇게 생각을 하고나니, 난 강아지보다 고양이가 더 좋아졌다.

 

그런 고양이의 모습이 내 모습과 닮아 더 애정이 간다.

아직 짧은 삶을 살고 있지만 두려움을 느끼며 살아온 시간들이 나를 아직도 괴롭힐 때가 있다.

그 두려움을 숨기기 위해 강한척 하고 거부하는 모습이 나와 비슷하게 느껴졌다..

강아지처럼 모든 사람들에게 관심을 주고, 믿어주면 참 좋으련만

나는 안타깝게도 그렇지 못했다.

사람들에게 다가가지 못하고, 언제나 두려워하는 그런 존재

나는 고양이 같은 사람인 것이다.








강아지처럼 누군가를 믿고,  반가워하고 타인을 믿는 사람들은

사회에서 인정받으며 살아갈 힘을 얻지만

고양이처럼 누군가를 두려워하며 그 두려움을 숨기기 위해 살아가는 사람들은

넘지 말아야할 선을 넘어서기 일쑤이다.

그들은 결국 두 손을 쓰는 사회에서는 살아가기 어려운 종자로 낙인이 찍힌다.







"고양이들이 자신을 보호기 위해 하는 행동이 정말 우리에게 피해를 주는 행동일까?"

"사람들이 자신의 두려움을 감추고 스스로를 보호하기 위해 하는 행동이 정말 우리에게 피해를 주는 행동일까?"







이러한 행동을 심리학에서는 방어기제라고 이야기 한다.

방어기제가 다른 사람들에게 피해를 주는지 않는다고 이야기하기 어렵지만 

적어도 그 사람의 행동은 '자신을 방어하기 위한 행동'이였음을

이해할 수 있다면 사람들이 다소 측은해 보일 때도 있다. 

나처럼 말이다.

왜냐하면 방어기제는 내가 심각한 위험 상황에 처했다고 느꼈을 때 나타나기 때문이다



방어기제가 어색하거나 어설프면 화를 내거나, 짜증을 내고,말을 하지 않거나, 무조건 괜찮다고 이야기를 한다.

방어기제가 고급스러운 사람들은 어떤 상황에서 유머스럽게 대처하거나,유연하게 대처하곤 한다.

여기서  방어기제가 고급스럽냐 단순하냐는 중요하지 않다.

단지 '이 사람이 지금 무언가를 두려워하고 있구나' 하는 이해가 우선 되었으면 한다.

하지만 간혹 그 사람의 두려움을 이해하기 보다는

방어기제가 고급스럽냐 아니냐를 보고 그 사람을 판단하고자 하는 경향이 있는 것 같아 안타까울 때가 있다.

(나 역시 그렇게 생각할 때가 있으니 나도 좀 안타깝다.)



방어기제로 인한 어색한 행동들은 나를 공격하고자 하는 행동이 아니라 나를 방어하고자 하는 행동임을 이해할 때

우리는 사람들을 좀 더 다양한 각도에서 바라볼 수 있을 것 같다.








모든 사람들에게 이와 같은 생각을 하며 살아가자 라고 이야기 하고 싶지 않다



"내가 이해해주니 상대방이 더 무시하는 것 같아 나는 이제 그렇게 하지 않겠어. 강하게 나가야 무시당하지 않아. 그러니 나는 이제 약해보이지 않겠어" 라고 생각하는 사람들에게

그들은 당신을 무시하거나 공격하는게 아니라

그들은 그저 당신을 두려워하고 있다고 이야기 해주고 싶다.

최근에는 길고양이들에 대한 관심도 늘어나 캣맘같은 사람들이 늘어나고 있다.

길고양이가 하루를 버티며 살아가는 이유는

그들에게 관심을 가져주는 사람들이 많지는 않지만, 그들을 생각해 주는 사람이 조금이라도 있기 때문이지 않을까



누군가 당신을 공격한다면 그건 당신을 무시해서가 아니라

아마 그들도 누군가의 관심이 필요할지 모른다.